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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거울나라의 앨리스 (Alice Through the Looking Glass, 2016) 리뷰. 디즈니의 행보에 발목을 잡는 영화? 글쎄···

 나는 환타지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정말 영화로만 접할 수 있는 장르이니까 말이다. 추후 VR로 환타지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꼭 해보고싶다(...) 판타지영화를 좋아하는 만큼 당연시하게 거울나라의 앨리스도 근래 상영하는 영화중 가장 먼저 보게 되었다. 우리나라로는 거울나라로 번역되었지만 영어로는 ·Alice Through the Looking Glass· 직역하자면 '거울을 통한 앨리스'이다. (Looking Glass는 구식 거울을 뜻한다.)


 이 영화는 로튼 토마토(썩토지수 30%)나 여러 영화평론들에서 무척 떨어지는 편이다. 2016년 디즈니의 행보에 발목을 잡는 영화라 할 정도로 생각보다 반응이 차갑다. 하지만 왜 굳이? 그렇게까지 문제가 있는 영화였나? 라는 생각이 나는 계속 든다.

그러니까 나는, 충분히 재밌게 봤다는 말이다. 물론 초반 스토리 진행과정속에서 조금 지루함을 감출 수 없긴 했지만, 그 후로는 쭈욱 즐거움이 계속됬다. 볼거리가 많기도 했고. 그래서 이번 리뷰에서는 거울나라의 앨리스를 옹호하는(?) 글을 써보려한다. 이 영화를 재밌게 본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말해보겠다.


1) 캐릭터의 개성

 내가 평소 영화를 볼 때 중요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화 속 어떤 캐릭터가, 어떤 컨셉으로 어떤 확실한 연기를 통해 그 캐릭터 자체의 매력을 보여줬느냐에 따라 영화의 재미가 크게 갈린다고 생각한다. 그런 유일무이한 캐릭터들이 영화속에서 제대로 표현되고 서로 캐미를 이루어낼때 나는 감탄을 자아낸다.

 그런 면에서 봤을때 거울나라의 앨리스는 큰 점수를 줄 수 있다. 캐릭터리스틱은 너무나 황홀했다. 판타지장르라 그런 것일까,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던 캐릭터들이 매력을 뿜뿜하여 나는 헤어나올 수 없었다. 영화를 보고나면 알겠지만 주인공인 앨리스는 그저 중간역할이다. 거울 속에 들어간 후와, 나온 후의 앨리스는 전혀 다른 앨리스이다. 거울 속의 이야기에서 앨리스는 많은 캐릭터들과 사건을 조우하며 결국 많은 깨우침을 얻게 된다. 앨리스는 영화를 보는 시청자들의 눈과 마음을 대신할 뿐이다. 우리가 현실속에 안주하여 숨겨놨던 꿈과 상상들을 꺼내주는 역할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만나는 캐릭터들이 앨리스에게 큰 반향을, 가르침을 주는 것이다. 사실 판타지라는 장르속에 숨겨져 신비해 보일 뿐이지 오히려 클리셰는 매우 단순한 편이다.

 그래서 그 이야기 속 앨리스가 접하게 되는 캐릭터들이 매우 중요한데, 이 영화에서 캐릭터들이 보여준 것들은 크게 와닿음이 있었다.

 먼저 영화 속 사건의 중심인 모자장수(Hatter)는 단연코 빼놓을 수 없는 제 2의 주인공이다. 특히 앨리스가 자신을 믿어주지 않았을 때, 그리고 믿어주었을 때의 이중적인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였다. 가장 단순한 성격을 가졌지만 가장 다양한 감정표현을 보여준 캐릭터이다. 조니뎁의 연기가 또한 한몫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꼴나사운(?) 캐릭터였다. 고상한 척 하는 선의의 하얀 여왕(앤 헤서웨이). 하지만 마지막 사과를 통해 영화에 따듯함을 주는 중요한 메세지 전달자이다. 영화내에서 과거로 돌아가본 결과 사건의 원흉이였다(...)

 영화속 악역은 그 어떤 캐릭터보다 중요하다. 나쁜 역할을 함으로써 다른 주인공들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사실상 중심역할을 하는 악역의 하트머리 여왕(헬레나 본햄 카터)은 매력덩어리였다. 떼를 쓰는, 철없는 아이같은 모습으로 보는이에게 때로는 암을, 때로는 웃음을 주는, 비주얼적으로도 놀라움을 주는 재미난 캐릭터이다. 하지만 사실 가장 비운의 캐릭터이니 미워하지는 말자.

 이 아저씨는 시간이다. 지금 지나고 있는 이 시간(Time)을 의인화했다. 영화를 보기 전 아무 정보도 없이 봤기에 시간이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나올지 무척 기대했는데, 만족 반 불만족 반 정도였다. 시간아저씨는 예상했듯이 늘 열일하시고 한치의 오차없이 돌아가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신다. 시간아저씨를 Time이라고 직접 칭하기때문에 굉장히 재미난 언어유희가 영어로 많이 나왔는데, 한글 해석의 한계가 있다는 것이 아쉬웠다. 시간(Time)과 관련된 영어 인용어구가 거의 모두 나온 듯 했다(모자장수와 친구들이 시간을 놀리는 장면이 진짜 웃기다!). 여튼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던 캐릭터임은 확실하다. 아, 그리고 시간아저씨의 애칭은 째깍(TikTok)이였다! 정말 재미나지 않은가.

 이외에도 앨리스와 친한 캐릭터들(쌍둥이, 토끼 등), 그리고 시, 분, 초 친구들 등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는 캐릭터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개성이 뚜렷한, 어디서도 볼 수 없던 캐릭터들이 정신없이 나타나니 정신차리고 볼 것을 권고한다.



2) 어른에게도 유익한 영화 속 메세지

 영화에는 명대사와 함께 전달되어지는 가슴을 후벼파는 메세지들이 있다. 이 영화는 그런 울림을 주는 대사들이 꽤 있었다. 기억나는게 있다면 "과거를 바꿀 순 없지만 교훈을 얻을 순 있죠" 였나. 이 영화에서 나는 3가지 메세지를 찾아냈다.


1. 시간을 소중히 하자

2. 과거에 미련을 갖지 말자

3. 사과를 꼭 하자(...)


 '시간'이라는 주제로 줄 수 있는 메세지가 무엇이 있을까? 정말 간단하다. '시간을 소중히 여기자'는 것.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단순히 그 메세지를 전달한 것이 아니라 과거를 바꾸기위해 직접 과거에 가보게 되고, 과거를 겪음으로써 다시 깨달음을 주게끔하는 구성이다. 위에 말했듯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과거에서 교훈을 얻을 수는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럼으로써 과거에 갇혀살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여야 하고 어떤것을 소중히 해야하는지에 대해 영화는 말해준다.

 사과를 꼭 하자는 것은... 장난 반 진담 반이다. 실수를 범하는 것도 한 순간이고, 인간관계가 틀어지는 것도 한 순간이다. 그리고 그에대한 사과를 하는 것 또한 한 순간이다. 하지만 자신을 내려놓고 진심을 다한 '사과'라는 한 순간은, 그 이후 사과를 한 대상과 나의 관계의 미래를 바꾼다. 이 영화속 악역 빨간 여왕을 만든 원인은 하얀 여왕이 하지 않은 사과였듯이.

 이외에도 가족에 대한 메세지,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메세지 등 많은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 영화를 보는 개인의 경험에 따라 각자에게 와닿는 메세지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너무 큰 기대감없이, 자연스럽게 즐기고 받아들이기 좋은 영화이다. 필자는 1편을 보지않고 이 영화를 봤지만 전혀 상관이 없다! 오히려 1편이 보고싶어졌고 궁금해졌다. 우리나라의 흥행영화 밀정과 고산자 대동여지도 사이에서, 색다르고 특별한 영화를 보고싶다면 거울나라의 앨리스를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평점 4.25점!

아피모였습니다.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Dis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