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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싱 스트리트(Sing Street, 2016) 리뷰. 복고풍의 음악영화, 그 이상의 의미

솔직히 1980년대 아일랜드의 모습을 그려낸 이 영화 속 음악들은 하나도 모른다. 당연히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데 어찌아리.

(http://www.melon.com/musicstory/inform.htm?mstorySeq=3624&startIndex=0&musicToday=Y)

영화 속 음악들(듀란듀란, A-ha 등등)의 정보는 위 링크 멜론 뮤직스토리에서 너무나 잘 설명해놓았으니 참고하시길!


이 영화를 보면 모두가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점은 충분히 있다. 단지 겉면만보고 복고풍 음악영화로만 생각해 '나는 별로 관심안가는데'라 생각한다면 그건 너무 1차원적이다. 특정 층만을 공략한 영화가 아니라, 대중을 위한 영화로도 충분하다는 말이다.

물론 음악을 하는 이에게는 새로운 영감을 주고, 음악감상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새로운 영역을 알게 해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 속의 이야기는 그 누구에게도 접목될 수 있고, 누구나 감명깊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정확히 "음악+영화"라는 장르의 표본이라 하겠다. '요즘 영화 볼게 없어서 그냥 봤다' 라도 좋다. 그냥 누구든 봤으면 하는 영화다. 알려진 것에 비해 가치가 높은 영화임은 틀림없으니까.


영화 원스(2006), 싱스트릿(2016), 비긴 어게인(2013)

존 카니 감독의 행보는 이미 유명하다. 여태까지 이런 영화를 3가지나 내주셨다는게 감사하다.


이 영화를 보면, 105분의 러닝타임이 너무 짧았다는 생각이 든다. 유일한 아쉬운 점이였다.

초반부 밴드를 꾸려나가는 장면부터 조금 급급한 느낌이 없지않지만, 그 이외에도 영화안에 담을 메세지가 더욱 중요했다고 감독은 판단한 듯 하다. 그래도 충분히 재미나게 각자의 캐릭터가 드러나도록 표현했다. 단, 드러머의 분량이 거의 없었다. 대사 10마디는 할까...? 다른 애들에 비해 뚜렷한 캐릭터가 없다.. 사실 진짜 밴드에서도 드러머는 병풍이 되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 점이 조금 아쉬웠다.ㅎㅎㅎ


밴드 '싱 스트리트'의 모습.

좌측부터 기타, 키보드, 싱어, 드럼, 프로듀서 및 카메라감독(영화를 보면안다), 베이스.


그남자의 작곡, 그남자의 작사. 에먼 & 코너


내가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작곡과 작사를 하는 두 친구의 장면이였다. 창작의 순간은 늘 쾌감과 전율을 준다.

작사가 코너는 자신이 겪은 가정환경, 새로운 학교에서의 경험과, 사랑에 빠진 자신의 감정,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 자신의 꿈 등의 이야기를 담아내 가사에 적어내린다. 그에 맞춰 멋진 멜로디를 입히는 에먼. 그들의 스토리를 보여준 뒤 음악을 만드는 모습은 그들의 이야기를 생생히 느끼게 해준다.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음악의 힘-예술의 힘이 아닐까.


싱 스트리트 드라살 교직회 학교(Synge Street CBS)를 배경으로 한 영화 싱 스트리트 (Sing Street).

싱 스트리트는 그들 밴드가 모여 지어낸 밴드이름이다.


(싱 스트리트 교직회 학교는 실제로 존재하는 학교이다)


가정형편으로 인해 싱 스트리트 교직회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 코너.

이 장소는 주인공 코너가 또다른 차별, 그리고 그 시대에 있었던 편견 등을 느끼게 되는 공간이다.

다양한 가사와 음악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이되는, 자신의 밴드원들을 만날 수 있었던,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가 사랑에 빠질 수 있게 해준 공간이다.


그녀의 반항적인 이미지와 나이대에 맞지 않는 품행과 언행. 그리고 그녀의 꿈을 찾아가는 모습에 반해버리는 코너.

나였으면 저런 이미지의 여자한텐 눈도 못마주칠것같다...;


이 영화 속 그 시대의 아티스트의 모습을 상징하는 패션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1980 아일랜드 배경의 패션은 이 영화의 또다른 매력 포인트로 나타난다.

위에 있던 여주인공의 사진으로 짐작가능하겠지만, 예사롭지않은 청청패션부터 시작해서, 머리에 뽕을 무척 심하게 띄우고 브릿지 염색을 한다던지, 조영남 안경, 오버사이즈 재킷, 야상점퍼 등 다채로운 패션이 등장한다.

심지어 주인공 코너가 눈화장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데이빗 보위 등장하셨네'하는 조롱을 받는다. 이 영화의 시대상이 어떤때인지 대략짐작가능한 대사이다.


완전한 아티스트가 된 모습을 보여주는 코너. 


그의 뚜렷한 아이덴티티가 패션으로도 점점 자리잡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화를 보다보면 처음의 찌질한 모습은 사라지고, 점점 발전해가는 코너에게 자연스럽게 빠지게 된다.

매력쟁이 코너..노래가 너무 좋아서 한번 더 반한다.. 역시 사람은 악기하나는 다를 줄 알아야 한다..


이쯤에서 공개하는, The Riddle of the Model. (모델의 수수께끼) 뮤직비디오!

그들의 첫 뮤직비디오 촬영! 무척 흥이난다. 첫 뮤직비디오인 만큼 어색하고 빈티나는 연출이 나타나지만, 그게 갓 시작한 이 밴드의 매력이 아닐까.

마지막 5초에 중국풍의 음까지 넣은걸보고 엄청 웃었다.ㅋㅋㅋㅋㅋ


코너의 아버지의 모습은 어딘가 익숙한 그분이시다. 맞다, 바로 왕좌의 게임의 그분... 자꾸 그 이미지가 생각이 나서 조금 어색했다..


마지막으로, 모든 이에게 꿈을 갖고 달려나갈 것을 기원하는 싱 스트리트의 노래를 들으며 이만 줄이겠다.

이 영상을 보면 싱스트리트 영화의 색이 정확히 드러난다. 멋진 이야기의 영화이니 꼭 보시도록.

나는 이런 류의 깔쌈한(?)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 무척 재미있게 봤다. 조용하게 마음을 울리는 영화. 여유를 가지고 한번 꼭 봤으면 한다.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은 덤이다. 신나는 80년대의 리듬을 타며 영화를 즐겨보자.


평점 4.6.


아피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