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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와 마케팅

LG의 새 스마트폰 V20, 듣보폰이 되다. 광고 카피의 중요성.

2016년 9월 7일 발매되는 LG의 새 스마트폰 V20이 출시되기 2주전이다.

그리고 LG에서 내놓은 광고카피는 위 사진과 같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광고카피를 어떻게 썼냐면..


[ 듣다. 보다. 그 이상 ]


인터넷좀 하는 젊은 세대라면, 세로로 쓰여있는 저 문구를 보고 바로 떠오르는 유행어가 있을 것이다.

바로 "듣보잡" , '듣도 보고 못한 잡것'을 칭하는 축약어이다.

이런 망측한 카피로 많은 커뮤니티에서 이미 '듣보폰'이라 칭해지고 있다.. LG V20라는 이름은 그저 제품 넘버가 되어버렸다.

LG측은 이 광고카피는 전혀 그런 의도를 담지 않았고, 강점인 오디오 기능의 특징을 소구한 카피라고 응했다(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으니 문제). 관련기사(컨슈머와이드)링크


이 광고카피의 마케팅 전략은, 과연 먹히는 전략일까, 망하는 전략일까?

전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노이즈 마케팅으로는 훌륭한 결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많은 젊은이의 커뮤니티에서 회자되고 있고 확실한 별명또한 지어졌으니까.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면 따봉좀 받을 광고다.. 심지어 많은 기사도 올라오고 있다! 예전의 '고아라폰', '아이스크림폰'과 같은 별칭과 함께 마케팅된 제품이 성공한 사례는 많으나(물론 듣보폰이 같은 계열의 별명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번 LG의 듣보폰이 어떤 행보를 걷게 될지는 미지수다. 그래도 좋게 생각해보자면, 이 별명과 함께 듣보폰이 어떤 스마트폰이고, 스펙은 어떤지, 디자인은 어떤지 관심을 가질 사람은 많아졌을 것이라는 거. 하지만 LG의 개발팀이 마케팅팀의 멱살을 잡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필자의 경우에도 지금 핸드폰이 2년 약정이 끝나고 폰이 많이 늙은 상태여서 새로운 핸드폰 출시에 계속 눈길이 간다. 하지만 이 인쇄광고를 봤다고 사고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은 것이 함정. 심지어 오디오 기능을 소구한 것이라는건 알아차리지도 못했다. 그저 삼성 갤럭시 노트7에 눈길이 갈 뿐이다. 논외의 이야기지만 갤럭시 노트7의 TV광고는 본인에게 굉장히 신선하고, 충격적으로 다가왔(유튜브링크). 깊은 인상을 남김과 동시에 노트7에 큰 관심을 갖게 된 광고였다. 그와 비교하면 LG V20의 광고는 단지 입소문만 탈뿐인 '목적없는' 광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스마트폰 이름관련 사례를 보자면, 한두달전 펜텍의 IM-100이 있다. IM-100은 펜텍의 복귀작품이였는데, 그런 의미를 담는 I'm Back의 뜻이 담긴 재미난 제품 네임이였다. 힙합언어로 말하자면 펀치라인을 썼다..!

이런 재미난 제품이름과 컴백한 이 제품은 꽤나 인기를 끌었다. 심지어 폰을사면 스피커를 주는 혜자스러운 혜택까지. 무척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았던 팬텍의 아임백이였다. 이는 팬텍측에서 의도한대로 먹혀든, 멋진 제품 네이밍의 성공한 마케팅이였다.


물론 LG가 듣보폰이라는 별명을 의도한건지 안한건지는 알 수 없지만, 의도했다고해도 문제가 있고, 예상못했다해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광고·홍보에서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트렌드'를 놓쳤으니까 말이다. 어떤 댓글중 하나는 '10년전 광고를 보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더라. 만약 정말 의도한 광고였다면, 왜 이렇게 광고했는가 질문을 하고싶을 뿐이다.

엘지의 마케팅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은 처음이 아니였다. 2004년 LG가 감행한 제품 키보드 K101의 광고는 다음과 같았다.

X-Touch Keyboard에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X같은 생각, X같은 디자인, X같은 기술... X에 들어갈 것은 무엇일까, 한껏 상상력을 자극하는 카피가 아닐 수 없다.

아주 특별한 마케팅을 보여준, 출시 임박에 다다른 LG V20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


이 글은 광고를 중심으로 본 LG V20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견해에 지나지않습니다. 아피모였습니다.